[분석-교육과 불평등] 지원자 출신 고등학교 확인, 대학 다양성 이끌어

고등학교 배경을 고려하는 것이 대학 다양성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고등학생의 학업 기록을 같은 반 친구들의 학업 기록과 직접 비교하면 대학에서 성공할 가능성을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지난 9월 미국 교육연구협회 저널에 발표된 이 연구는 학업 성취도에 대한 맥락적 지표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 방법은 대학 지원자의 성적, 시험 점수, 선택한 과목을 동료 지원자뿐만 아니라 고등학교의 다른 학생들과 비교한다. 이 접근 방식을 통해 입학사정관은 학생이 공부한 학업 환경에 대해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더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미시간대학 마이클 바스토 교육학 교수는 "미국 고등학교는 고도로 계층화된 고등학교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해당 학교에서 어떤 기회가 제공되는지 알지 못하면 학생을 공정하게 평가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교육 기회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가령 미국에는 26개의 대학과목을 가르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전혀 가르치지 않는 학교가 있다는 것.

교수는 지출 수준, 인구 통계, 학업 성취도에 따라 미국 학교가 크게 나뉘는 것을 연구해 왔다. 이러한 격차를 고려할 때 단순히 한 학생의 대학 이력서와 다른 학생의 이력서를 비교하는 것은 명백하게 불공정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수십 년 동안 사용되어 온 입학 기준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대학 관리자들은 오랫동안 지원자의 학급 내신 성적 순위에 초점을 맞춰 왔으며, 텍사스와 같은 주에서는 졸업반의 상위 10%에 속하는 모든 고등학교 3학년생에게 대학 입학 자격을 부여한다. 몇 년 전, SAT를 관리하는 영향력 있는 시험 기관 칼리지보드는 대학에 지원자의 학교와 이웃에 대한 배경 정보를 제공하는 랜드스케이프(Landscape)라는 도구를 출시했다.

연구진은 익명의 중서부 주 교육부로부터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해당 주에 있는 모든 공립 고등학교의 학업 기록을 포함한 데이터를 수집했다. 여기에는 학생의 성적, 과목 선택, ACT 시험의 개인 점수가 포함되었다. 연구진은 각 대학에 재학 중인 전체 1학년 학생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7만7,000명 이상의 표본을 개발했다.

그 결과 맥락화된 학업 프로필은 학생들의 1학년 평점, 유지율, 대학 졸업률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고등학교 성적이 대학 성공의 가장 강력한 예측 인자였다.

연구진은 고등학교 평균 학생보다 훨씬 우수한 성적을 받은 지원자가 대학 1학년 때 평균 GPA가 0.66점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고등학교 요인으로 가장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결과는 대학 GPA였으며, 졸업과 재학 여부는 다소 연관성이 낮았다.

고등학교별 맥락을 고려한 ACT 점수와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ACT 점수 역시 고등학교 성적보다는 낮았지만 대학 성공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한 대학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고등학교 내신 성적을 받은 학생이 같은 반 학생들보다 4년 이내에 졸업할 확률이 5배 더 높았으며, 이에 비해 ACT 점수가 고등학교 평균 성적보다 상당히 높은 학생은 제때 학위를 취득할 확률이 1~2배에 불과했다.

측정된 세 가지 요인 중 고등학교 교과 과정의 엄격성(지원자가 고등학교에서 얼마나 많은 우등형 수업을 들었는지)은 대학에서의 성공에 대한 예측력이 가장 낮았으며, 지원자의 고등학교 배경과 관계없이 지원자의 과목 선택은 15개 대학에서 일관되게 학업 성과와 관련이 없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올여름 대법원이 인종에 기반한 우대 조치를 금지한 이후 대학이 따라야 할 한 가지 가능한 길을 제시한다. 학교가 학생을 선발할 때 엄격한 인종적 선호도에 의존하는 것이 금지됨에 따라 많은 대학이 지원자의 배경과 삶의 장애물을 극복한 경험을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평점과 시험 점수가 거의 동일한 18세 학생 두 명을 생각해보자. 한 명은 자원이 풍부한 고등학교에서 중위권을 차지할 수 있고, 다른 한 명은 저소득층 학생이 더 많고 우수한 교사가 훨씬 적은 학교에서 다른 반 학생들을 크게 앞설 수 있다. 각 학교의 상대적 성과를 공개함으로써 대학은 다음 단계로 나아갈 가능성이 가장 높은 학교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이전에 입학 전문가가 지원자를 고려하는 방식을 연구하기 위해 현장 조사를 수행한 바스토 교수는 상황에 맞는 지표를 사용하면 간과할 수 있는 우수한 지원자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의 자격 증명을 맥락에 맞게 평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어느 정도의 형평성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인종을 고려한 입학 전형이 없어지면서 공백을 메울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형평성을 향한 긍정적인 진전이다”라고 덧붙였다.

전미대학입학상담협회의 최고 교육 및 정책 책임자인 데이비드 호킨스는 거의 25년 동안 입시 관행이 변화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단순히 원시 시험 점수와 성적에 따라 지원자를 합격 또는 불합격시키는 대신 지원자에 대한 전체적인 관점을 취하려는 경쟁 기관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은 특정 학생이 고등학교 전체 학급에서 어디에 속하는지를 나타내는 GPA 순위와 같은 척도를 통해 지원자에 대한 맥락화된 관점을 얻으려고 항상 시도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대학과 고등학교 모두 이러한 지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는데, 그 이유는 공개적인 순위를 둘러싼 학생들 간의 경쟁으로 인해 상처받은 감정과 불건전한 경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에는 가족들이 자녀의 순위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해 학교를 고소하기도 했다.

호킨스는 “입학처가 지원자에 대한 적절한 조사와 젊은이들 간의 악의적인 비교를 조장하는 것 사이에서 섬세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이 고등학교에서 동료들과 어떻게 비교되는지 이해하는 데 어느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균형을 맞추기는 매우 어려울 수 있다. 2019년에 칼리지보드는 예비 대학 진학생이 가족, 이웃, 고등학교에서 경험한 환경적 우위 또는 불이익의 정도를 추출하는 ‘역경 점수’를 구현하려고 시도했다. 지지자들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들 간의 공평한 경쟁을 위한 조치로 환영했지만, 이 아이디어는 모두의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아이디어는 수십 개의 대학에서 채택한 랜드스케이프를 위해 철회되었습니다.

호킨스는 특히 학교가 사회경제적, 인종적 다양성을 위한 대안을 모색함에 따라 시간이 지날수록 랜드스케이프와 같은 도구의 수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대학이 입학 전형의 다양성이라는 복잡한 문제와 계속 씨름하고 있는 가운데, 지원자의 고등학교 환경의 맥락을 고려하는 것이 실행 가능하고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