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여교사에게 배운 여학생, 성적 높고 수명도 더 길어

김성은 2022-09-14 00:00:00

여교사에게 배운 여학생, 성적 높고 수명도 더 길어

여교사에게 가르침을 받은 여학생이 성적이 더 좋은 것은 물론 대학에 진학할 확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평생 소득은 더 많았고 오래 살 가능성도 높았다. 

최근 전미경제연구소(NBER)에서 펴낸 '여교사가 여학생의 평생 복지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 나온 연구결과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관련 내용을 소개하며 “교사가 교실에서 미치는 긍정적인 롤모델 효과는 평생 이어진다”라고 보도했다.

캘리포니아대학의 대이비드 카드 교수, 코넬대학의 세스 샌더스 교수, 핀란드 알토대학의 치프라이 돔니소루 교수 등은 여학생과 교사의 성별 상관관계에 대해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대부분 논문에서 여교사가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이 소외되는 국가에서 여교사의 영향력은 더 컸다.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여학생이 여교사를 만났을 때 학업 성취도가 향상됐다. 특히 초등학교 입학 후 6년간 매년 여교사를 만난 경우 성취도는 더 크게 향상됐다.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STEM 교육에서 여교사가 여학생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1922~1933년 미국에서 태어난 여성을 대상으로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했다. 1940년경 미국의 시골 지역은 성 격차가 상당했다. 24~64세 백인 여성 중 3.3%만 대학에 진학했다. 교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전문적인 직업에 종사했다. 사업가나 정치인으로 선출되는 사례도 거의 없었다.

어린 시절 여교사에게 배운 여성은 학교를 0.27~0.35년 더 다녔으며, 대학에 진학할 가능성이 6.5~8%p 증가했다. 연구진은 교사의 영향이 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오랫동안 계속됐다고 말했다.

평생 가계 소득도 늘어났는데, 여교사에게 교육을 받은 경우 가계 소득이 6~9% 증가했다. 연구진은 "교육수준이 낮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여성은 소득이 12% 증가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교사를 만난 여성은 심지어 더 오래 살았다. 2000년까지 생존할 가능성이 1.5%p 증가했으며, 교육수준이 낮은 부모를 둔 여성은 그 가능성이 2%p 더 커졌다. 연구진은 “교사가 건강과 위생에 관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학업 성취도를 높일 수 있다. 교육은 수명을 늘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성역할에 관한 고정관념이 강한 환경, 성공한 여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환경에서 여교사의 영향력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교사는 학생들의 인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령 남학생이 수학을 더 잘한다는 고정관념을 전달할 수 있다. 이탈리아 초등학교에서 암묵적으로 이러한 고정관념을 보인 교사에게 배운 여학생은 수학에 자신감이 적었고 점수 또한 낮았다. 전문직 여성이 거의 없는 최빈국에서 여교사가 수학을 가르치는 경우 성 고정관념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여교사는 효과적인 롤모델이 돼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을 뿐 아니라 성에 따른 고정관념 노출도 상대적으로 적어 평생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Copyright ⓒ 아이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구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