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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미래교육] AI 교사 꼭 여성이어야 할까?

김성은 2023-05-09 00:00:00

AI 챗봇 교사의 성별과 어조가 교육 효과에 미치는 영향
[기획-미래교육] AI 교사 꼭 여성이어야 할까?
대체로 밝은 분위기의 AI 교사에게 학습했을 때 더 효과적이었으며, 일부 학생은 인간 교사보다 최적화된 AI 교사를 통해 더 잘 배울 수 있었다. 체그 

챗GPT와 같은 AI 챗봇의 등장으로 교육용 튜터로서의 활용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AI 챗봇 교사의 성별에 따라 학습 성과가 달라질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선도적인 교육 연구자이자 캘리포니아대학 산타바바라 캠퍼스의 심리학 교수인 리처드 메이어는 컴퓨터로 생성된 음성과 이미지가 학생의 수업 참여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일련의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교수는 "우리는 교육 분야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학습을 도와줄 개인 튜터를 가질 수 있기를 꿈꿔왔다"라고 말하며 챗GPT로 인해 이러한 시도를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고 언급했다.

AI 생성 음성이 빠르게 발전하고 점점 더 실제와 비슷해짐에 따라 메이어 교수는 AI 교사의 목소리 톤, 성별 및 기타 기능이 학습 경험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AI 교사는 어떤 특성을 갖춰야 할까, 어떻게 하면 친근하고 배우고 싶은 온라인 교사를 만들 수 있을까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챗GPT와 같은 AI 챗봇의 등장으로 교육용 튜터로서의 활용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라이브타일스
챗GPT와 같은 AI 챗봇의 등장으로 교육용 튜터로서의 활용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라이브타일스

메이어 교수는 지난달 발표한 논문 ‘멀티미디어 수업에서 컴퓨터 생성 음성의 감정적 어조와 성별의 역할’에서 다양한 컴퓨터 생성 음성이 대학생의 학습 경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참가자들은 행복한 여성, 슬픈 여성, 행복한 남성, 슬픈 남성의 네 가지 목소리 중 하나가 내레이션을 맡은 슬라이드 프레젠테이션을 시청했다.

한 가지 연구 가설은 '긍정성 원리'로 학생들은 우울한 목소리보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목소리 톤에 더 잘 반응할 것이라는 점이었다. 연구 결과, 남성 참가자는 슬픈 목소리보다 행복한 목소리로 자료를 전달했을 때 프레젠테이션 후 퀴즈에서 더 높은 성적을 거두었다.

연구에 따르면 대체로 밝은 분위기의 AI 교사에게 학습했을 때 더 효과적이었으며, 일부 학생은 인간 교사보다 최적화된 AI 교사를 통해 더 잘 배울 수 있었다. 또한 어떤 학생은 남성 AI 교사에게 더 잘 배우는 반면, 어떤 학생은 여성 AI 교사에게 더 잘 배운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어 교수는 “사람들이 아이폰에서 비서 시리(Siri)의 성별과 억양을 선택하는 것처럼 미래에는 학생들이 AI 교사의 성별과 인종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러한 수준의 맞춤화는 개인의 학습 선호도를 충족하고 포용성을 증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종과 성별 시뮬레이션에 대한 우려

메이어 교수는 후속 연구의 일환으로 연극학과 학생들과 협력해 다양한 특성을 가진 대화형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AI 교사에게 가장 사회적으로 매력적인 속성을 파악할 계획이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적용해 AI 챗봇 교사를 사용하는 학생들의 학습 경험과 성과를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다.

그는 “사회적으로 가장 매력적인 교사의 특징을 찾아내면 이를 강의나 프레젠테이션 또는 교육용 상호작용에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상 교사와 같은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음성과 이미지를 추가하려는 기업들은 챗GPT 및 기타 에이전트 개발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초기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은 AI 여성 교사에게 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남성 참가자는 슬픈 목소리보다 행복한 목소리로 자료를 전달했을 때

레젠테이션 후 퀴즈에서 더 높은 성적을 거두었다"

-캘리포니아대학 심리학 교수 리처드 메이어

하지만 AI 교사를 개인화할 경우 고정관념과 편견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스탠포드대학의 컴퓨터공학과 대학원생인 파스 사린은 AI 교사를 지나치게 맞춤화하는 것은 고정관념을 강화하고 다양한 정체성을 부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별과 관련해 로봇이 여성스러운 목소리로 프로그래밍된 역사는 오래되었다. 과거 AI 개발에 참여한 여성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했으며, 이러한 경향이 성 편견을 강화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다.

한편으로는 여성스러운 AI 교사가 우세한 것은 미국 공립학교 교사의 4분의 3이 여성이라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성별이 없는' 가상 음성을 고안하는 것도 한 가지 가능한 해결책으로 제시됐다.

미시시피대학의 교수학습 우수 센터의 객원 부소장인 데릭 브루프는 온라인 학습의 과거를 떠올렸다. 약 10년 전, 유명 대학들이 앞다투어 무료 온라인 강좌를 내놓을 때 일부 지지자들은 할리우드 유명인을 강사로 섭외하는 방안을 고려했다. 브루프는 "사람들은 교수가 대본을 쓰고 맷 데이먼이나 모건 프리먼이 내레이션을 맡아서 강의하는 것을 상상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실현되지 않았다. 많은 학생이 강사의 말투, 성별, 인종에 관계없이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와의 관계를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브루프 부소장에 따르면, 고학년 학생이나 직장을 다니는 경우 교수와의 개인적 친분이 그리 중요하지 않았지만 대부분 학부생, 특히 신입생은 교수와 친밀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상당한 이점을 얻는다.

온라인 고등 교육에서 AI 응용 프로그램의 기능에 대한 차트. 리서치게이트 
온라인 고등 교육에서 AI 응용 프로그램의 기능에 대한 차트. 리서치게이트 

브루프 부소장은 챗GPT와 가상 교사의 등장은 인간 교사를 효과적으로 보완할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AI 챗봇은 인간 교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생과 인간 교사와의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학원생 사린 또한 “AI 교사가 학생과 효과적인 교육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느냐”며 “챗봇은 컴퓨터이기에 목소리를 진짜처럼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 교사가 계속해서 개발됨에 따라 맞춤화의 윤리적 의미와 학습 결과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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