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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에듀리서치] 교사의 갑작스러운 질문, 불안vs토론 어느 쪽을 유발할까?

김성은 | Giselle Rances 2023-05-12 00:00:00

교사는 공격적인 태도 지양해야
‘콜드 콜링’이라고도 불리는 이 교수법은 전체 토론 수업에서 학생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통한다.  굿스쿨가이드
‘콜드 콜링’이라고도 불리는 이 교수법은 전체 토론 수업에서 학생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통한다.  굿스쿨가이드

교수가 느닷없이 한 학생을 지목해 질문하고 답하게 하는 교수법은 토론을 이끌어내며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반면 학생들은 언제 어느 때 이름을 불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수업 시간 내내 불안에 떨 수도 있다. 교육계에서도 의견이 갈리는 ‘질문 던지기’ 교수법의 효과는 어떨까.

‘콜드 콜링’이라고도 불리는 이 교수법은 전체 토론 수업에서 학생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통한다. 미국의 사회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알피 콘은 이러한 콜드 콜링은 기본적으로 무례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학생들은 수업 시간 내내 감시당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2022년 《언어와 교육》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뒤스부르크-에센대학의 미리암 모렉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독일 4개 중학교 15명의 교사를 대상으로 86건의 콜드 콜링 사례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교사의 지도 방식에 따라 그 결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격려하고 참여시키는 방식으로 한 교사와 대립적이고 위협적인 방식을 보인 교사 중에서 전자의 경우 학생들의 두려움과 불안은 완화하면서 이해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했했다. 토론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됐다.

반면 학생들의 방심을 이용하고자 했던 후자는 불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경향이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학생들이 모두 토론에 참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학생들은 스스로 무능하게 느끼고 불안해졌고 전반적인 참여도가 떨어졌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전략적으로 질문을 하는 경우 학생들의 이해도를 확인하거나 토론을 공평하게 진행하는 데 이점이 있다. 가령 갑작스러운 질문을 했을 때 몇몇의 학생들이 당황해했다면, 수업 내용을 전환해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교사가 방심한 학생들을 지적하고자 하면,

학생들은 불안감에 떨고 전반적인 수업 참여도는 저하된다"

-뒤스부르크-에센대학 미리암 모렉 교수

 

2013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교사의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질문을 하거나 의견을 말하라고 할 때 "몇 가지 아이디어를 듣고 싶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등 학생들을 존중하고 초대하는 태도로 임하면 불안감은 줄이고 수업 참여도는 크게 높일 수 있다.

노스이스턴대학 연구진이 16개 대학 강의실에서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분석한 결과, 콜드 콜링을 실시하지 않은 강의실보다 콜드 콜링을 정기적으로 실시한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토론에 참여하는 비율이 60% 증가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콜드 콜링을 많이 경험한 학생은 토론에 더 편안하게 참여한다고 느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는 일반적인 의사소통 기술의 발달과 일치한다. 즉, 콜드 콜링을 통해서라도 토론에 참여하는 연습을 많이 할수록 학생은 더 숙련되고 편안해진다"라고 말했다.

2019년 한 연구에 따르면 콜드 콜링은 교실에서 성평등을 촉진할 수도 있다. 학생들에게 손을 들어서 발언하라고 할 때 대부분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더 자주 발언하게 된다. 하지만 교사가 발언을 요구하는 교실에서는 남학생과 여학생이 동등한 비율로 참여하게 된다.

"손을 들지 않은 학생에게 답변을 요구할 때는

학생들을 존중하고 모든 답변을 주의깊게 들어야 한다"

-UC버클리대학 연구원 데라다 유키

 

다만 여기는 전제 조건이 있다. 교사가 모든 발언을 존중하고 방심하는 학생들을 골라내기 위한 수단으로 콜드 콜링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콜드 콜링 강화하기 위한 전략

UC버클리대학 STEM 디지털 도서관 연구원 데라다 유키는 교사가 임의로 학생을 선정해 발언하게 하는 방식만으로는 수업 참여도를 높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보다는 번갈아 가며 말하기, 참여카드, 구글문서로 의견 공유 및 질문하기 등 다양한 전략을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수업 중 갑작스러운 발언에 대한 부담감은 완화하면서도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콜드 콜링 전략을 최적화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조언했다.

정답보다 노력 강조 : 정답보다는 노력에 초점을 맞춰 학생의 불안감을 완화한다. 완벽한 답변을 제공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사고와 열린 토론을 장려한다.

도움 요청 기회 : 학생에게 필요할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불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학생의 이름 부르기 : 학생의 이름을 부르고 개인적인 관계를 형성하면 소속감을 키울 수 있다. 비언어적 단서와 함께 친근한 방식으로 불러 지적이 아닌 생각을 나누는 기회로 느끼게 한다.

사전 지식과 연결 : 답을 모른다면, 질문을 좀 더 일반적인 질문으로 바꾸고 학생의 답변을 바탕으로 질문한다. 질문을 학생의 사전 지식과 연결하면 참여도를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다.

공격적인 태도 지양 : 교사의 목소리 톤과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학생의 말을 끊거나, 눈을 마주치지 않거나, 공격적이거나 경멸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학생의 안전감과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피한다.

그룹 참여 : 어려운 자료를 짝 또는 소그룹으로 나누어 책임을 분담한다. 특히 수줍음이 많거나 내성적인 학생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 편안하게 공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공평한 참여 보장 :발언하는 학생에게 작은 물건을 나눠주거나 학생의 이름이 적힌 형평성 스틱을 사용해 모든 학생이 공평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충분한 대기 시간 허용 : 질문을 한 후 학생을 부르기 전에 5-15초 동안 잠시 멈춘다. 학급 전체 아이들이 답변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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