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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에듀리서치] ADHD 청소년, 충동조절 못해 전자담배 위험 더 커

김성은 2023-05-17 00:00:00

니코틴이 ADHD 두뇌에 부족한 도파민 자극
ADHD 청소년은 충동조절 능력이 약해 무분별한 소셜 미디어 이용, 위험한 운전, 미성년자 약물 남용 등의 위험에 취약하다. 미시간대학 
ADHD 청소년은 충동조절 능력이 약해 무분별한 소셜 미디어 이용, 위험한 운전, 미성년자 약물 남용 등의 위험에 취약하다. 미시간대학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사용이 급증하는 가운데 특히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은 청소년은 특히 전자담배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니코틴이 쾌감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방출을 자극하는 역할을 하는데 도파민은 ADHD 두뇌에 자연적으로 결핍되어 있다. 이러한 도파민 방출은 잠재적으로 니코틴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 결과 청소년들이 흡연과 전자담배에 이끌리게 된다.

미국에서 전자담배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사용량이 무려 900%나 증가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이후 청소년 흡연율이 떨어졌지만, 전자담배 사용이 늘어났다. 질병관리청이 2021년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6만여 명을 대상으로 집계한 '제17차 청소년건강행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1년 새 1.9%에서 2.9%로,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률은 1.1%에서 1.4%로 올랐다.

미국에서 전자담배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사용량이 무려 900%나 증가했다. CDC 
미국에서 전자담배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사용량이 무려 900%나 증가했다. CDC 

ADHD 청소년은 충동조절 능력이 약해 무분별한 소셜 미디어 이용, 위험한 운전, 미성년자 약물 남용 등의 위험에 취약하다. 이러한 행동은 도파민이 부족한 ADHD 뇌에 '기분 좋은' 화학 물질인 도파민을 빠르게 전달한다.

미국 심리학회에서 발행하는 《이상심리학저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ADHD 청소년은 또래보다 일찍 알코올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으며 성인이 되어 알코올 남용이나 의존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더 크다.

메사추세츠종합병원은 ‘흡연자들의 니코틴 의존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이는 ADHD’란 보고서를 발표하며 약물남용과 니코틴의 위험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은 전자담배에 일반담배처럼 니코틴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충동조절, 감정 조절, 사회적 자신감이 부족한 ADHD 청소년은 또래 압력에 더 취약할 수 있으며 전자담배를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

 ADHD 청소년은 또래 압력에 더 취약할 수 있으며 전자담배를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
ADHD 청소년은 또래 압력에 더 취약할 수 있으며 전자담배를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

존스홉킨스대학 블룸버그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은 전자담배 증기에서 상당한 양의 독성물질이 방출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은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청소년은 전자담배를 사용한 적 없는 청소년보다 성인이 되었을 때 흡연 가능성이 6배 높다고 밝혔다.

2017년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의 36%가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전자담배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수치는 지난 2년 동안 증가했다.

ADHD 청소년은 뇌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수치가 낮기 때문에 중추 신경계를 자극하고 도파민을 방출하는 약물인 니코틴을 장기간 남용할 위험이 더 크다.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청소년은 전자담배를 사용한 적 없는 청소년보다 성인이 되었을 때 흡연 가능성이 6배 높다. CDC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청소년은 전자담배를 사용한 적 없는 청소년보다 성인이 되었을 때 흡연 가능성이 6배 높다. CDC 

전자담배 기기는 눈에 잘 띄지 않아 보호자가 사용을 감지하기 어렵다.

워싱턴대학과 세인트루이스 반스유대인심장혈관센터에서 임상간호사로 근무하는 크리스틴 시모어는 지역사회 지도자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전자담배와 마약 위험성에 대해 교육한다. 시모어는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을 의심할 수 있는 신호에는 또래 집단의 변화, 식습관 변화, 학업 문제, 품행 불량, 부정직, 구강 염증, 쉰 목소리, 잦은 기침, 피부 자극 등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를 사용하는 18-24세와 25세 이상 청년. 18-24세의 경우 전자담배 사용량이 25세 이상의 약 3배다. NATS
현재 전자담배와 일반 담배를 사용하는 18-24세와 25세 이상 청년. 18-24세의 경우 전자담배 사용량이 25세 이상의 약 3배다. NATS

시모어는 미성년자는 아마존과 같은 플랫폼에 허위 연령을 기재해 구입하거나 스냅챗과 같은 소셜미디어, 우버이츠와 같은 음식배달 서비스 등 다양한 경로로 구입한다고 말했다. 전자담배 기기는 배터리 칸이나 집 통풍구, 과자 용기, 책 페이지 오려낸 부분, 탐폰 상자 등에 주로 숨긴다.

시모어는 “자녀가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면 니코틴 확인을 위해 가정 내 소변 신속 검사를 고려해보라”고 조언했다.

"전자담배 사용을 의심할 수 있는 신호에는

어울리는 또래 집단의 변화, 식습관 변화, 학업 문제, 품행 불량,

구강 염증, 쉰 목소리, 잦은 기침, 피부 자극 등이 있다"

-임상간호사 크리스틴 시모어

또한 자녀에게 전자담배와 관련된 심각한 건강 위험에 대해 교육하고 자녀가 직면한 사회적 압력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물을 거부하는 연습을 할 수 있는 역할극 시나리오를 연출하는 것도 좋다.

연구에 따르면 부모가 청소년 자녀와 이러한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경우 전자담배 및 약물 남용이 4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가 전자담배나 약물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안전한 교통수단을 마련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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