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분석-에듀리서치] 밤잠 1시간 적게 잘 때마다 성적 0.07점 하락

김성은 | Cedric Dent 2023-05-18 00:00:00

수면, 학업성취도에 중요한 역할
[분석-에듀리서치] 밤잠 1시간 적게 잘 때마다 성적 0.07점 하락
학업, 개인 일과, 취미 사교 활동을 모두 소화해내느라 잠을 줄이는 학생들이 많지만, 지속적으로 잠을 적게 잔다면 번아웃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엘파소캠퍼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수면이 전반적인 삶의 질, 건강은 물론 성적과도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야간 수면 시간이 대학 1학년의 평균 학점을 예측한다’는 제목의 논문이 학술지 PNAS(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매일 밤 수면 시간이 1시간씩 줄어들 때마다 학생의 학기말 평점(GPA)이 0.07점씩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결론지었다.

학업, 개인 일과, 취미 사교 활동을 모두 소화해내느라 잠을 줄이는 학생들이 많지만, 지속적으로 잠을 적게 잔다면 번아웃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수면 부족은 피로, 우울증, 불안, 과민성, 심한 경우 환각과 판단력 장애를 비롯한 다양한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수면부족으로 하루종일 피곤, 무기력한 상태 

미국수면재단(NSF), 미국수면학회, 수면연구학회에서는 10대 청소년들에게 8~10시간의 수면, 대학생에게 7~9시간의 수면을 권장한다. 하지만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20년 조사에 따르면, 중학생의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21분, 고등학생은 6시간 3분이었다. 청소년들의 절반 이상인 55.2%가 실제로 수면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청소년들의 수면 부족의 가장 큰 이유는 공부(62.9%)였고 그 다음은 인터넷 이용(49.8%) 학원 및 과외(43.1%)였다.

결국 상당수의 학생들은 수면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아 하루 종일 피곤하고 무기력한 상태로 지내기 쉽다.

2022년 가을 기준으로 지난 7일 이내에 잠드는 데 극도로 어려움을 겪은 미국 대학생의 비율. 스태티스타 
2022년 가을 기준으로 지난 7일 이내에 잠드는 데 극도로 어려움을 겪은 미국 대학생의 비율. 스태티스타 

연구저자 카네기멜론대학의 심리학 데이비드 크루쉘 교수는 “야간 총 수면 시간은 학업 성취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하지만 과소평가된 요인이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세 개의 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1학년을 대상으로 학기 초 한 달 동안 5개 개별 샘플에 걸쳐 수면 행동 분석을 실시했다. 학기 초 평균 야간 수면 시간이 적을수록 학기말 성적이 낮게 예측되었으며, 이러한 효과는 이전 학기 성적, 주간 수면 시간, 전반적인 학업량 등 학기말 성적을 예측하는 것으로 알려진 요인들을 통제한 후에도 유지됐다.

밤새 공부하고 기말고사를 보는 사람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인 상태에서 시험을 치르는 것과 같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야간 총 평균 수면 시간이 1시간 감소할 때마다 학기말 성적은 0.07점씩 떨어졌다. 반대로 학기 초 평균 야간 수면 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학기말 성적이 0.07점씩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임계값을 사용한 민감도 분석에서도 매일 밤 6시간 미만의 수면은 이전 학기 평점과 비교해 학기말 성적에 해로웠다.

성적 향상의 열쇠는 숙면

수면이 성적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뒤 텍사스대학 엘파소캠퍼스 상담및심리서비스(CAPS)는 학생들의 수면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워크숍을 개발했다. 워크숍은 수면의 중요성과 편안한 수면을 위한 준비 방법을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CAPS의 책임자이자 심리학자인 브라이언 스니드는 “학업 성공의 열쇠는 밤늦게까지 벼락치기를 하는 것보다 숙면을 취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분석-에듀리서치] 밤잠 1시간 적게 잘 때마다 성적 0.07점 하락
CAPS 워크숍은 학생들이 최적의 학업 성취도와 전반적인 웰빙을 위해 수면에 다시 집중하고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고안되었다.텍사스엘파소캠퍼스

CAPS의 인기 프로그램인 ‘The ABC's of Z’는 취침 루틴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학생들은 늦은 시간에 카페인 음료를 마시지 않도록 권고받고, 잠자리를 시원하게 조성하도록 권장받는다.

CAPS 워크숍은 학생들이 최적의 학업 성취도와 전반적인 웰빙을 위해 수면에 다시 집중하고 우선순위를 정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고안되었다.

스니드는 “8시간의 꾸준한 수면은 학습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주말에 잠을 보충하거나 시험 전에 밤늦게까지 학원을 다니는 것은 효과가 없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수면 부족은 사람들이 장기기억에 단기 정보를 저장하는 능력을 방해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에 따르면 밤새 공부한 후 기말고사를 보는 사람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5%인 상태에서 시험을 치르는 것과 같다.

[분석-에듀리서치] 밤잠 1시간 적게 잘 때마다 성적 0.07점 하락
당수의 학생들은 수면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아 하루 종일 피곤하고 무기력한 상태로 지내기 쉽다. 텍사스엘파소캠퍼스

CAPS 담당자는 학생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신을 이완하며 잠자리에 들기 좋은 자기인식기술을 제안했다. 스니드는 생각과 촉각을 결합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라며 엄지손가락으로 손가락 끝을 한 번에 하나씩 만지면서 그날 있었던 좋은 일, 그날 기분이 좋았던 일, 행복한 기억, 자신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일 등 긍정적인 생각을 하나씩 떠올려보라고 추천했다. 이 기법은 마감일과 과제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마음을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된다.

《수면저널》의 전 편집장 토마스 로스는 "수면은 내일의 효율을 높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에 대한 투자"라고 말했다. 이제 학생들이 이러한 투자를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때다.

Copyright ⓒ 아이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구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