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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문해력+] SNS, 아이들 독서 거부감 유발 "책 읽기는 벌"

김성은 2023-06-15 00:00:00

소셜미디어가 청소년의 독서 습관에 미치는 영향, 글로벌 연구 결과
교사10명 중 9명(89%)은 SNS가 아이들의 독서 습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미시간도서관협회
교사10명 중 9명(89%)은 SNS가 아이들의 독서 습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미시간도서관협회

새로운 글로벌 연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면서 어린이들의 독서에 대한 흥미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의 89%가 SNS가 아이들의 독서 습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100개국 이상에서 3,100만 건 이상의 온라인 테스트를 학교에 제공하는 평가 회사 GL 에듀케이션은 '읽기 꺼려하는 학생' 연구를 실시했다.

연구에는 호주, 중동, 유럽, 아프리카 등 다양한 지역의 교사 350명이 참여했다. 연구에 참여한 교사들은 독서를 꺼리는 주범으로 SNS로 인한 산만함을 꼽았으며, 특히 10명 중 9명(89%)은 SNS가 아이들의 독서 습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고, 84%는 SNS가 학생들의 독서 의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또한 75%의 교사들은 적절한 수준의 독서를 하지 못하는 학생은 커리큘럼을 따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학생들, 독서를 ‘벌’로 인식

VS

교사들, 독서교육 전환 모색

GL 에듀케이션의 교육 담당 이사 크리스핀 채터튼은 문해력 데이터를 활용해 학습 격차를 파악할 방법을 전문 교사와 논의하는 것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교사가 어떤 문해력 데이터를 가지고 있든 이를 이해하도록 지원하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식별하고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독서에 대한 인식은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좋지 않았다.

더 많은 남학생이 독서를 벌로 여기고 어려운 책보다 쉬운 책을 선택한다"

-GL 에듀케이션 크리스핀 채터튼 이사 

 

이 연구의 또 다른 주요 결과는 교사의 4분의 3(75%)이 학생들이 직면한 읽기 및 문해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지원을 원한다는 것이다.

교사 5명 중 3명(59%)은 학생들의 읽기 및 어휘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추가 교육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으며, 80%는 제2외국어로서의 영어(EAL) 학생의 읽기 및 문해력을 구체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더 많은 교육을 원한다고 답했다.

문해력 위기, 학교의 대응 방식은?

일부 학생들은 여전히 독서를 귀찮은 일로 여기며 벌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미시간도서관협회
일부 학생들은 여전히 독서를 귀찮은 일로 여기며 벌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미시간도서관협회

호주의 대부분 학교가 학생들의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조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곳 중 9곳(93%)의 학교가 이번 학기에 학생들의 문해력 향상을 위한 전략으로 추가 독서 시간을 도입했다고 했으며, 절반 이상(57%)이 소리 내어 읽기 세션을 도입했다고 답했다. 또한 대다수(77%)는 학교에서 읽기 평가 데이터를 사용해 학습장애를 더 잘 이해하고 해결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생들은 여전히 독서를 귀찮은 일로 여기며 벌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교사들의 답변에 따르면, 여학생의 32%가 독서를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남학생은 19%에 그쳤다고 답했다. 남학생의 절반 이상(51%)이 어려운 책보다 쉬운 책을 선택한다고 답한 반면, 여학생의 28%만이 같은 방식으로 행동한다고 답했다.

흥미롭게도 설문조사에 참여한 교사의 거의 절반(48%)이 학생들이 신문, 온라인 콘텐츠, 잡지와 달리 실제 책을 읽는 것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문해력 위기 상황에서 GL 에듀케이션은 학생의 문해력 데이터를 다른 능력 벤치마킹 및 웰빙 데이터와 함께 보여주는 새로운 데이터 대시보드를 출시했다.

국제 이사 아만다 클라크는 “읽기 점수와 학생의 자신감 및 참여도 간의 상관관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말에는 모든 연령대 학생의 문해력을 파악하고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 워크숍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수학 치중하느라 정작 독서는 소홀

초등학교에서 중등교육으로 전환할 때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면밀히 살펴서 읽기 능력 저하를 해결해야 한다. 미시간도서관협회
초등학교에서 중등교육으로 전환할 때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면밀히 살펴서 읽기 능력 저하를 해결해야 한다. 미시간도서관협회

국가평가프로그램(NAPLAN)의 지난 10년간 데이터에 따르면 호주 학생들의 문해력에서 우려할 만한 추세가 발견됐다.

대부분 호주 학생들은 읽기 능력이 향상되었지만, 5~7학년 학생들의 읽기 능력은 6개월 정도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수리력 발달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에 대해 호주 공공정책 싱크탱크 그래탄기관의 학교 교육 프로그램 디렉터 피터 고스는 “특히 영어권 배경의 고소득층 학생들의 읽기 능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가령 부모가 고위관리자인 학생의 경우 읽기 진도 기준보다 10개월 정도 뒤처진다고 설명했다.

연령별 척도 점수의 백분위수 분포를 보여준다. 7세 학생의 평균(50번째 백분위수) 척도 점수는 228점이고 12세에는 342점으로 증가한다. 7세 학생의 상위 10%(즉, 90번째 백분위수)는 308점 이상의 척도 점수를 가지고 있고 12세 학생의 상위 10%는 400점 이상의 척도 점수를 가지고 있다. GL 에듀케이션
연령별 척도 점수의 백분위수 분포를 보여준다. 7세 학생의 평균(50번째 백분위수) 척도 점수는 228점이고 12세에는 342점으로 증가한다. 7세 학생의 상위 10%(즉, 90번째 백분위수)는 308점 이상의 척도 점수를 가지고 있고 12세 학생의 상위 10%는 400점 이상의 척도 점수를 가지고 있다. GL 에듀케이션

5~7학년 학생들의 읽기 능력 저하를 두고 고스 디렉터는 “5학년 NAPLAN 시험을 치를 때까지만 국어와 수학에 중점을 두다가 그후부터는 수학 및 다른 교과목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초등학교에서 중등교육으로 전환할 때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면밀히 살펴서 읽기 능력 저하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호주의 이러한 조사결과는 우리나라 상황과도 일맥상통한다. 어릴 때부터 영어와 수학 교육에 집중하느라 정작 독서는 소홀히 하는 아이들이 많다.

어릴 때부터 영어와 수학 교육에 집중하느라 정작 독서는 소홀히 하는 아이들이 많다. 미시간도서관협회
어릴 때부터 영어와 수학 교육에 집중하느라 정작 독서는 소홀히 하는 아이들이 많다. 미시간도서관협회

디킨대학 커뮤니케이션 및 크리에이티브 아트 스쿨의 레오니 러더포드 부교수는 기술이 학생의 독서 습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별도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러더포드 부교수는 호주 청소년의 디지털 관행과 이것이 읽을 책을 찾는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함으로써 학교와 도서관 교육자들이 "청소년기의 여가 독서 감소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호주연구위원회의 지원을 받은 이 연구는 또한 기술이 제공하는 커뮤니티, 플랫폼, 네트워크 또는 인프라가 호주 청소년이 읽고 싶은 책을 찾는 데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이해하고자 한다.

읽기 능력의 연간 평균 성장률은 어린 나이에서 훨씬 높다. 예를 들어 7세에서 8세 사이의 평균 증가율 228에서 272로 증가했지만, 나이가 많은 학생의 경우 연간 성장률은 13세에 비해 훨씬 소폭 증가했다. GL 에듀케이션
읽기 능력의 연간 평균 성장률은 어린 나이에서 훨씬 높다. 예를 들어 7세에서 8세 사이의 평균 증가율 228에서 272로 증가했지만, 나이가 많은 학생의 경우 연간 성장률은 13세에 비해 훨씬 소폭 증가했다. GL 에듀케이션

러더포드 부교수가 주도한 이전 연구에서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청소년들이 읽고 싶은 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며, 이로 인해 독서량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이고 주의산만함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공립 고등학교에서 휴대폰 사용을 금지했다. 남호주, 노던 테리토리, 빅토리아, 서호주에서 이미 시행 중인 정책을 반영한 정책이다.

최근 크리스 민스 주총리와 프루 카 부총리 겸 교육조기학습부 장관은 지난 16년간 휴대폰 사용 금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콘델 파크 고등학교를 방문했다. 수지 모바예드 교장은 휴대폰 사용 금지 정책 덕분에 수업 시간에 사이버 괴롭힘과 SNS 사용의 여지를 없애고 교육과 학습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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