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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에듀리서치] 미국 아빠 4명 중 3명 "정신적으로 괴로워"

김성은 | Cedric Dent 2023-06-15 00:00:00

아버지의 정신 건강 간과되기 쉬워
역사적으로 사회적 규범은 남성에게 감정을 억누르도록 압력을 가했다.테이크루트테라피
역사적으로 사회적 규범은 남성에게 감정을 억누르도록 압력을 가했다.테이크루트테라피

최근 미국에서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아버지들의 상당수가 정신건강으로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관련 진단 및 치료는 소득에 따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 건강의 달과 아버지의 날을 기념해 정신건강 매체 베리웰마인드는 매거진 페어런츠와 협력해 미국의 아버지 1,600명을 대상으로 ‘아버지와 정신건강 연구’를 실시해 아버지들이 느끼는 감정, 아버지들이 원하는 지원을 파악했다. 설문조사는 2023년 4월 26일부터 5월 8일까지 18세 이상 미국인 아버지를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이 조사는 응답자의 75%가 더 많은 정신건강 지원을 원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포함해 귀중한 인사이트를 도출했다.

아버지 4명 중 3명은 아버지를 위한 정신 건강 지원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베리웰마인드패런츠
아버지 4명 중 3명은 아버지를 위한 정신 건강 지원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베리웰마인드패런츠

역사적으로 사회적 규범은 남성에게 감정을 억누르도록 압력을 가했다. 정신건강 문제를 표현하는 것 자체로도 나약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 하지만 베리웰마인드는 자녀를 양육하는 아버지 세대는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많은 아버지가 정신건강 문제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놓으며 지원 시스템의 격차를 토로했다. 도움을 받고 싶지만 어떻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 모르거나 판단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공인 결혼 및 가족 치료사이자 테이크루트테라피 설립자인 사바 하루니 루리는 "성 고정관념은 아버지들이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침묵 속에서 고군분투하게 만든다. 이는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정신건강 문제를 악화한다"고 말했다.

정서적 지원 부족하다고 말하는 아버지들

사회는 남성들이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정서적 필요도 무시한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족이나 친구가 자주 안부를 묻는다고 느끼는 아버지는 27%에 불과했으며, 절반 이상이 더 자주 안부를 물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아버지 4명 중 1명은 친구들과 정신 건강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베리웰마인드패런츠
아버지 4명 중 1명은 친구들과 정신 건강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베리웰마인드패런츠

또한 연구에서 아버지들이 정신건강에 대한 도움을 구하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75%는 더 많은 정신건강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며, 84%는 자녀와 정신건강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약 37%는 이러한 대화를 시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아버지 중 주 양육자, 특히 밀레니얼 세대 이하에 속하는 아버지들은 다양한 측면의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정신건강에 대해 이야기하면 평가를 받는다는 느낌,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모름,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이 확인해주기를 원함, 전반적인 정신건강에 대한 지원 요구, 자녀와 정신건강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 어려움 등이 있었다.

많은 아버지가 감정 표현이 까다롭다고 답했다

44%는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다소 또는 전혀 편하지 않다고 답했다.

29%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느 정도 편하다고 답했고, 14%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조금 또는 전혀 편하지 않다고 답했다.

24%만 친구들과 이 주제에 대해 자주 이야기한다고 답했고, 27%는 전혀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신건강에 대해 의사나 배우자와 상의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보스턴대학의 젠더 전문가이자 시간제 교수인 레베카 마이너는 아버지들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찾으라고 권장한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대화에 참여하면 판단에 대한 두려움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아버지 절반이 처음으로 부모가 된 후 친구들과 연락이 끊겼다고 답했다. 처음 부모가 된 후 본인 또는 배우자가 친구들과 연락이 끊기거나 직장을 잃거나 육아우울증을 겪었다. 베리웰마인드패런츠
아버지 절반이 처음으로 부모가 된 후 친구들과 연락이 끊겼다고 답했다. 처음 부모가 된 후 본인 또는 배우자가 친구들과 연락이 끊기거나 직장을 잃거나 육아우울증을 겪었다. 베리웰마인드패런츠

하지만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응답자의 약 21%가 본인 또는 배우자도 산후 우울증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절반 이상(51%)이 아빠가 된 후 친구들과 연락이 끊겼다고 답했으며, 8%이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었다고 답했다.

지원과 스트레스의 원천으로서의 직장

직장은 지원과 스트레스의 잠재적 원천이었다. 응답자의 절반이 직장에서 지원을 충분히 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했다. 육아휴직 정책, 육아 교실 또는 지원 그룹 이용, 유연한 근무 방식 등 직장에서 제공하는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었다.

업무와 관련된 응답을 보자.

업무와 관련된 정신건강 답변 

-응답자의 62%가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으로 수입을 꼽았다.

-59%는 가계 수입에 대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절반 미만(40%)이 정신건강의 날을 가져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30%만이 정신건강의 날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정신건강 진단과 치료는 소득에 따라 달라지는 등 치료가 흔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28%가 이전에 정신건강 진단을 받은 적이 있지만, 가구 소득이 7만 5,000달러 미만인 경우 이 수치는 31%로 증가했다. 마찬가지로 현재 치료사나 상담사를 만나고 있는 응답자는 22%에 불과했지만, 가구 소득이 7만 5,000달러 이상인 경우 그 비율은 25%로 증가했다.

연봉은 치료를 받을지 여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치료사에게 치료를 받던 사람 중 3분의 1은 치료비가 너무 비싸서 치료를 중단했고, 43%는 비용 때문에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 다른 25%는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두려워서 치료를 받지 않았다.

아버지 10명 중 8명은 자신의 필요보다 가족의 필요를 우선시한다고 답했다. 베리웰마인드패런츠
아버지 10명 중 8명은 자신의 필요보다 가족의 필요를 우선시한다고 답했다. 베리웰마인드패런츠

루리는 스스로에게 연민을 표현하고 작은 것부터 시작하라고 권한다. “불편함을 느낄 때 스스로 달래면서 더 열린 소통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그렇게 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잠재적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첫 번째 단계는 어떤 유형의 지원을 원하는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가끔씩 속마음을 털어놓을 친구, 스트레스를 이해해 줄 동료 아버지, 배우자나 가족과 깊은 감정을 털어놓고 싶은지 생각해보는 것. 삶에서 정서적 지원이 부족한 부분을 파악했다면, 안전하다고 느끼게 해주는 사람들로 그 부분을 채워나간다.

대화를 시작하기 힘이 든다면 다른 활동을 하면서 시도한다. 뉴욕 예시바대학 임상 심리학자이자 교수인 사브리나 로마노프 박사는 이른 저녁에 친구와 함께 조깅을 하면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고 말한다.

”누가 나를 판단할까봐 두려운지, 그리고 어떻게 생각할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일반적으로 우리의 두려움은 다른 사람에게 투사되며

약하거나 부적절해 보이는 것에 대한

자신의 내면화된 우려에서 비롯된다“

- 예시바대학 심리학 교수 사브리나 로마노프

자녀와 정신건강에 대해 이야기하기

자녀와 정신건강에 대해 이야기할 때 모범을 보일 수 있다. 감정을 건강히 표현하고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괜찮다고 몸소 보여주는 것. 아이에게도 판단이나 평가에 대한 두려움 없이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필요하다. 아이가 처음에 부모와 이야기하기를 꺼려 한다면 다양한 감정, 대처 메커니즘, 지원이 중요한 이유를 연령에 맞게 설명한다.

루리는 “부모가 사랑하는 사람과 지속해서 대화하길 원하는 것처럼 자녀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정신건강에 대해 궁금한 점이나 생각이 있으면 언제든지 부모에게 이야기하도록 격려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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