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미래교육] 챗GPT에 대한 아이들 평가, 어른보다 "회의적"

교육업계에서 챗GPT를 두고 여러 담론이 형성되고 있다. 상당수의 교사가 챗GPT로 인해 학생들의 작문 실력이나 학업능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다. 챗GPT와 관련된 교육 논쟁에서 정작 아이들의 의견은 배제되는 점에 착안해 한 연구진이 챗GPT에 대한 어린이의 관점을 조사했다. 아이들의 반응은 어른보다 덜 열광적이었으며, 더 회의적이었다.

아이들이 챗GPT와 상호작용하는 방식

학습 과학과 아동-컴퓨터 상호작용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워싱턴대학 제이슨 입 부교수는 아동이 챗GPT 및 기타 생성 AI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조사했다.

교수는 “아이들이 챗GPT 언어학습 모델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탐구했다. 아이들의 생각은 어떨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의 연구실에서는 아이들에게 음악이나 미술 창작을 위한 다른 형태의 제너레이티브 AI와 함께 작업해볼 것을 요청한다. 연구는 진행 중이지만 어른과 마찬가지로 흥미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교수는 GPT-3.5로 구동되는 무료 버전의 챗GPT를 활용하면서 아이들의 다양한 반응에 주목했다. 일부는 언어 작성 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또 일부는 '기계 깨기'라고 부르며 어떤 종류의 질문까지 챗GPT가 답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반면 챗GPT의 답변을 확인하며 부정확한 부분과 부족한 점을 찾아내고 그리 감명을 받지 못한 아이들도 있었다.

교수는 “챗GPT가 학업과 관련된 특정 작업을 수행할 수 있지만, 아이가 아주 잘 아는 작업은 수행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다”고 말했다.

챗GPT의 오류는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포켓몬과 관련된 질문에서 드러났다. 워낙 포켓몬에 대한 관심이 많아 전문 지식을 갖춘 한 학생이 가방 비싼 포켓몬카드가 무엇인지 묻자 챗GPT가 완전히 부정확한 답변을 한 것이다.

교수는 "아이들이 AI가 답을 생성할 때 인상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답변에 포함된 실수를 식별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다"라고 말했다.

챗GPT를 이용한 부정행위와 창작

교육계에서는 학생들이 챗GPT로 부정행위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교수는 학생들이 포켓몬 관련 질문과 같은 간단한 작업에도 챗GPT가 오류를 저지른다고 생각한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일부는 부정행위에 챗GPT를 활용할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아이들은 ‘아니 포켓몬 게임에도 틀린 답을 내놓는데 어떻게 공부에 활용할 수 있겠어?’라고 묻는다”고 말했다.

현재 그의 연구진은 챗GPT 외에도 오픈AI의 AI 이미지 생성도구 DALL-E 2와 같은 다른 AI 플랫폼과 학생들의 상호작용을 탐구하고 있다.

아이들은 AI가 생성한 이미지나 이야기, 음악이 다소 부족하다고 느꼈다.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AI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음악적, 예술적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

결국 AI를 활용해 창작을 하는 사람은 자신만의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교수는 “실제로 GPT를 사용해 예술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은 보통 훨씬 더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도구가 점점 더 보편화됨에 따라 아이들이 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서 학습하고 창작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붓이나 망치 같은 다른 도구와 비슷하다. 어린이도 충분히 못을 박을 수 있지만 전문가가 더 잘 할 수 있”며 “AI 생성 모델이나 언어학습 모델과 같은 도구를 활용해 결과물과 기술을 최적화하는 방법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학생들이 AI 모델과의 상호작용을 극대화하고 이러한 경험을 최대한 활용할 방법은 AI를 이용한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다. 결국 가까운 미래에 교육자들이 필연적으로 해결해야 할 난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