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분석-교육과 불평등] 영국 대학생 생활비 부족해 아르바이트 치중...학점 저조

김성은 | Danielle Gabriel 2023-06-22 00:00:00

HEPI 연구 결과 : 생활비 위기로 인해 대학생들 일자리와 학업 병행
[분석-교육과 불평등] 영국 대학생 생활비 부족해 아르바이트 치중...학점 저조
절반 이상의 대학생이 학기 중 유급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릭대학

영국에서 중저소득층 학생은 대학에 합격하더라도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생활비 부족 및 학자금 대출 때문이다.

생활비 상승으로 인해 아르바이트 시간을 늘리는 대학생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학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의 보고서 ‘학생 학업 경험 설문조사 2023’이 22일(현지시간) 발표됐다.

고등교육정책연구소(HEPI)가 1만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학생이 학기 중 유급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상당수는 수입을 학비 마련에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분석-교육과 불평등] 영국 대학생 생활비 부족해 아르바이트 치중...학점 저조
대학 자퇴 또는 휴학을 고려한 학생 비율. 고등교육정책연구소

HEPI의 설문조사 책임자이자 보고서 저자 조나단 네베스는 “이번 조사결과는 전반적으로 특히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재정적인 문제를 더 느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교육계가 이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뤄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대학 등록금 및 생활비 걱정으로

자퇴, 휴학 고민하는 학생들 

[분석-교육과 불평등] 영국 대학생 생활비 부족해 아르바이트 치중...학점 저조
대학 자퇴 또는 휴학을 고려한 이유. 재정적 어려움으로 고려한다는 답변이 2021년의 2배가 됐다. 고등교육정책연구소

응답자의 4분의 3이 생활비 위기가 학업에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으며, 이 수치는 취약한 집단에서 불균형적으로 더 높았다. 비용 대비 가치를 낮게 인식하는 주요 원인으로 재정적 문제가 꼽혔다.

이전 보고서 결과와 크게 달라진 점은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유급 일자리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들은 수입을 학자금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특히 불우한 학생의 재정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교육계의 시급한 필요성을 강조한다.

생활비 압박으로 취업전선 뛰어든 영국 대학생들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다? 

[분석-교육과 불평등] 영국 대학생 생활비 부족해 아르바이트 치중...학점 저조
설문조사에서 유급 고용 상태인 학생(55%)이 그렇지 않은 학생(45%)보다 더 많았다. 학부생으로서 경제적인 부담에 대한 압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며, 최근 몇 년 동안 이러한 압박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 고등교육정책연구소

설문조사에 따르면 2021년 영국 학생의 34%가 공부하면서 일을 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2022년 45%, 올해 55%로 증가했다. 10시간 이상 유급으로 일하는 학생의 28%가 생활비 대부분을 충당하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주당 13.5시간 유급 근로를 했으며, 14%는 이 수입으로 생활비 대부분을 충당한다고 밝혔다. 26세 이상의 고학년 학생과 자녀가 있거나 돌봄 책임이 있는 학생은 일을 통해 추가 수입을 위해 일을 더 할 가능성이 높았다.

[분석-교육과 불평등] 영국 대학생 생활비 부족해 아르바이트 치중...학점 저조
주당 평균 근무 시간. 팬데믹이었던 2020-2021년에는 근무 시간은 다소 줄고 독립적으로 공부하는 시간은 늘었지만 2023년 학습 시간은 감소하고 근무 시간이 늘었다. 고등교육정책연구소

HEPI의 닉 힐만 이사는 “학업과 유급 근로를 병행하는 학생들이 학업 성취도 저하의 '위험 지대'에 놓여 있다”고 말하며 우려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상당수의 학생이 풀타임 근무를 하고 있었다. 17시간 유급 근로를 하거나 20시간 유급 근로를 하는 경우, 수업에 참여하거나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 학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결국 생활비 부족으로 아르바이트에 매진하는 학생은 중퇴할 가능성이 커지고 학위를 잘 받을 가능성이 낮아진다”고 경고했다.

“생활비 부족으로 풀타임 근무를 하는 학생은

공부할 시간이 부족해 학점이 저조하고

중퇴할 가능성이 크다” 

-고등교육정책연구소 닉 힐만 이사

영국 대학단체 유니버시티UK의 대변인은 “이 데이터는 학생들의 대학 생활이 생활비 위기로 인해 타격을 입고 있으며 정부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변경된 학자금 대출 제도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더 큰 부담 줄 것  

소비자 금융 전문가 마틴 루이스는 영국의 다음 세대 학생들은 졸업 후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9월부터 도입될 예정인 학자금 대출 제도 변경안으로 인해 일부 학생들은 이전 졸업생보다 최대 두 배의 대출금을 상환해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분석-교육과 불평등] 영국 대학생 생활비 부족해 아르바이트 치중...학점 저조
생활비 대부분을 아르바이트 근무로 충당하고 있다. 고등교육정책연구소

제안된 변경 사항은 학자금 대출 상환이 시작되는 소득 기준을 2만7,295파운드에서 2만5,000파운드로 낮추고 상환 기간을 30년에서 40년으로 연장하는 것이다. 이는 졸업생의 약 52%가 대출금을 전액 상환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현재 23%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영국에서 공부하고 나중에 3만 파운드 급여를 받는 졸업생은 연간 450파운드를 상환해야 하는 반면, 올해 졸업하는 경우 같은 급여를 받아도 243파운드만 상환하면 된다.

루이스는 “표면적으로는 약간의 조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일반 졸업생의 경우 상환해야 할 대출금이 50% 이상 증가하고 일부 졸업생은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분석-교육과 불평등] 영국 대학생 생활비 부족해 아르바이트 치중...학점 저조
대학 지원 시 겪는 주요 재정 문제. 생활비 걱정이 49%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고등교육정책연구소

대학 강의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 소폭 증가 

한편, 전반적인 보고서 내용을 살펴보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간 점도 확인할 수 있다. 학생들의 강의 및 세미나 시간의 상당 부분이 대면 강의로 진행되고 있다. 학업 참여와 관련해서는 여러 과목 영역에서 예정된 수업 수가 증가하고 현장 학습 및 배치에 소요되는 시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흑인, 아시아계 및 소수 민족 학생들의 경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이 있었다. 일부 인식에서 인종 간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니버시티UK
흑인, 아시아계 및 소수 민족 학생들의 경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이 있었다. 일부 인식에서 인종 간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유니버시티UK

가성비가 좋거나 매우 좋다는 인식이 35%에서 37%로 소폭 상승했고 기대 이상의 경험을 했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율이 17%에서 19%로 증가했다.

교직원들은 기대치를 충족하거나 초과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흑인, 아시아계 및 소수 민족 학생들의 경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이 있었다. 일부 인식에서 인종 간 격차가 좁혀지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생활비 위기는 상학업 성적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대학 경험에도 영향을 미친다. 모든 학생이 학업에 전념하고 대학 경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이러한 재정적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Copyright ⓒ 아이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구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