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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은둔형 외톨이 막는다" 등교거부 학생 메타버스 지원

김성은 2023-08-09 00:00:00

야오시에서는 '메타버스 쉽터'라는 아바타 기반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야오시에서는 '메타버스 쉽터'라는 아바타 기반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일본 지자체가 집에 틀어박혀 가족 외에는 거의 접촉을 하지 않는 아이들의 새로운 거처를 온라인 가상 공간에 마련했다. 메타버스로 아이들간의 교류와 학습으로 이어지게 하는 노력이 확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등교를 기피하는 학생이 급증하면서 각 지방 정부는 혁신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2023년 문부과학성 조사에 따르면 미등교 학생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

아바타로 교류하는 등교 거부 학생들 

일본 오사카부의 야오시에서는 '메타버스 쉽터'라는 아바타 기반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올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이 플랫폼은 집을 떠나기 힘들고 지원을 받기 어려운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메타버스로 연결해준다.

아이들은 컴퓨터 화면을 통해 햇빛이 들어오고 장식용 식물이 있는 거실과 같은 따뜻하고 친근한 가상공간을 보게 된다. 이 공간에서 학생들은 토끼나 코끼리 등 자신이 선택한 아바타를 통해 가상 테이블 주위에 모여 상호작용한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닉네임을 사용해 음성 또는 텍스트 채팅을 통해 소통한다.

아바타끼리 가까이 가면 소수의 인원으로도 대화할 수 있고, 온라인 회의 앱보다 개별적으로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한자, 한문, 수학 퀴즈를 풀고, 동영상을 함께 시청하는 등 일주일에 하루 정도 교류한다. 시범 단계인 현재는 중학생 6명이 참여하고 있다.

아이들과 마주하는 것은 교사 경험이 있는 시 교육센터 직원들이다. 시범운영을 시작한 지 몇 달이 지났지만, 학생들은 이곳에서 다양한 성공 경험을 쌓으며 호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여학생은 다른 학생들이 있는 시간대에는 출입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됐지만, 시간이 지나자 시간 외에는 메타버스에 와서 과제를 수행했다.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태는 계속되지만, 택배를 받을 때는 현관까지 나갈 수 있게 됐다.

'나를 되찾을 수 있는 장소’

이번 메타버스 이니셔티브를 추진한 야오시 교육장 우라가미 히로아키는 그동안 학교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을 위한 프리스쿨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아이들을 물리적인 학교 환경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을 되찾고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자리를 만들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히로아키는 하반기부터 메나버스 플랫폼에 최대 500명의 초-중학생을 수용해 교류에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프리스쿨이나 교육지원센터에 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들에게 메타버스는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본 문부과학성 역시 학교를 다니지 않아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1월에 발표한 스마트폰 단말기를 활용한 등교거부 대책인 '학교 밖 청소년 대책'에서 메타버스 활용도 포함시켰다. 담당자는 "효과를 검증하면서 어떤 지원이 효과적일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진입장벽은 낮아졌지만

과제 남아 있어 

다만 메타버스 활용의 과제를 지적하는 지자체도 있다. 지난해부터 메타버스를 활용한 등교거부 지원을 시작한 미에현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메타버스를 개방하는 것 외에도 연계하는 다른 현과의 합동 퀴즈대회, 대학생 스태프와의 테마 토크 등 단발성 이벤트를 메타버스에서 진행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고생 300명, 올해는 300명이 등록했다.

하지만 참여자가 0명인 경우도 있어 담당자는 "메타버스의 잠재력을 살릴 수 있는 콘텐츠 제작이 어려워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등록자 대부분이 현이나 시가 학교 밖 배움터로 제공하는 교육지원센터에 다니는 학생들인데, "메타버스로만 연결될 수 있는, 정말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가 과제"라고 털어놓았다.

 "메타버스의 사용성이 좋아지면서 도입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앞으로도 지자체가 운영하는 사례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카타리바'의 세가와 지타카 책임자

재작년부터 메타버스를 활용한 등교거부 지원 프로그램인 '키즈네시모노마치(キセキマチマチ)'를 운영 중인 비영리법인 '카타리바'의 세가와 지타카 책임자는 "메타버스의 사용성이 좋아지면서 도입 문턱이 낮아지고 있다. 앞으로도 지자체가 운영하는 사례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타리바는 현재 사이타마현 도다시, 도쿄도 분쿄구, 오사카부 다이토시 등 지자체와 협력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을 수용하고 있다.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메타버스를 도입하는 것의 장점에 대해 세가와 책임자는 "필요하다면 다른 복지 부서와 아동 정보를 공유하는 등 새로운 지원으로 연결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메타버스 공간만 만든다고 해서 등교거부 아동이 모이는 것이 아니라, 학교 교사나 학교 사회 복지사에게 서비스의 유효성을 알리고 보호자에게 권유하는 등 적극적인 도달 방법도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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