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네버" vs. "윤 어게인"... 장동혁 체제, 계엄 정당화 발언에 당내외 '붕괴' 위기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계엄 정당화' 발언이 당내외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며 현 지도부의 내년 지방선거까지의 유지 가능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당내 중진 및 소장파 의원들이 "윤 전 대통령 복사판"이라며 반발하고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대위 전환" 및 "기술적 작업"을 통한 지도부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3일 '12·3 불법계엄 1년'을 맞아 계엄을 정당화하는 듯한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한 정부를 향해서도 "레드카드를 꺼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 발언이 전해지자 4일부터 당내외에서 거센 비판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비판에 나선 것은 당내 의원들이었다. 

김재섭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장 대표의 발언을 “‘계몽령’을 이야기하는 듯한 이야기”라고 규정하며 “당대표로서 해선 안 되는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 지도부의 노선이 “‘윤 어게인’이 아니라 ‘윤 네버’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장 대표가 윤 전 대통령과 “뚜렷하게 절연”하지 못한다면 “많은 의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서서 지도부를 강력하게 규탄하거나 지도자 자격을 의심하고 비판할 것”이라고 경고, 사실상 지도부 교체에 대한 집단행동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김소희 의원 역시 이날 BBS 라디오에서 “장 대표의 메시지를 보고 너무 가슴이 아프고 비참했다”며 “윤 전 대통령 메시지와 비슷해서 또 한 번 실망했다”고 덧붙여 장 대표의 발언이 윤 전 대통령의 '메시지 복사판'이라는 점을 비판했다.

현 지도부의 노선이 내년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권영진 의원은 "이런 노선으로 계속 갔을 때 과연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충청권의 후보들이 과연 '이대로 가서 나 당선된다?' 이런 보장이 없을 때 가만히 있겠냐"며 수도권 및 충청권 후보들의 반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외부 전문가들 및 원외인사도 장동혁 체제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야겠다는 바람이 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 대표의 현 상황을 "장 대표가 '우리는 황교안이다' 얘기했을 때 만해도 부글부글 했는데 그게 터지게 생겼다"고 진단하며 리더십 상실을 경고했다.

보수논객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역시 4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장동혁 대표 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많은 기술적인 작업들이 들어갈 것 같다"고 전망해 현 지도부 교체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같은 방송에 출연한 김종혁 전 최고위원 또한 장 대표의 발언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했던 얘기와 똑같은 얘기"라며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이렇듯 당 안팎으로는 현재의 노선으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장 대표가 이 같은 강한 당내 비판을 수습하고 지방선거를 위한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