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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잠식 '명청대전'의 민낯..."대통령 호위" vs "당권 사수“

박준서 2025-12-15 15:42:39

내년 1·11 민주당 최고위원 보선, 지방선거 공천권 쥔 '파워게임' 비화
'당정일체' 내세운 친명 vs '선명성' 앞세운 친청...위험수위 넘은 집안싸움
민주당 잠식 '명청대전'의 민낯...대통령 호위 vs 당권 사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민주당

오는 2026년 1월 11일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단순한 '빈자리 채우기'를 넘어 여권 내 권력 지형을 뒤흔드는 뇌관으로 부상했다.  

전현희·김병주·한준호 등 현역 의원 3인이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지도부에서 이탈하며 발생한 이번 공석 사태. 겉으로는 '민주당의 승리'를 표방하지만 실상은 '이재명 정부(용산)'와 '정청래 지도부(여의도)' 간의 주도권 다툼, 이른바 '명청대전'으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15일 강득구 의원의 출마 선언으로 대진표의 윤곽이 드러나는 가운데, 이번 보선에 숨겨진 정치적 함의와 계파 간 셈법이 존재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민주당 최고위 보선의 표면적인 명분은 '개혁'과 '성공'이지만, 본질은 내년 6월 지방선거의 공천권을 둘러싼 헤게모니 쟁탈전이다. 최근 민주당 중앙위원회에서 정청래 대표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1인 1표제'가 부결된 사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 대표의 당내 장악력에 균열이 감지되자, 친정부(친명) 세력이 이 틈을 타 당의 주도권을 용산으로 가져오려 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보선에서 선출될 3명의 최고위원 중 어느 쪽이 과반(2석 이상)을 점하느냐에 따라, 향후 당청 관계는 '수직적 협력'이냐 '긴장적 견제'냐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이날 출마를 선언한 강득구 의원은 친명계의 이 같은 기류를 대변하는 핵심 주자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원조 친명'인 강 의원은 이날 출마 회견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흔들림 없이 뒷받침하겠다"고 천명했다.

강 의원은 "우리 당은 모두가 친명"이라며 계파 갈등설을 일축했으나, 정치권에서는 이를 현 지도부의 독자 노선을 차단하겠다는 우회적 선전포고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앞서 출마한 이건태 의원과 유동철 위원장 역시 '소통'과 '당정 일체'를 강조하며 정청래 체제의 경직성을 비판한 바 있다. 특히 이건태 의원의 출마 회견장에 친명계 핵심들이 대거 집결해 세를 과시한 것은, 이번 선거를 대하는 용산의 의중이 어디에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평.

정청래 대표 측(친청계)은 '선명성'을 무기로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지난 14일 출마를 선언한 이성윤 의원은 "정청래 대표와 함께 원팀을 만들겠다"며 사실상 '친청계 선봉장'을 자임했다. 그는 검찰·사법 개혁 등 강성 어젠다를 전면에 내세우며, 정부의 안정적 국정 운영보다는 당의 투쟁력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정 대표의 복심으로 통하는 문정복 의원(조직사무부총장)의 등판이 유력시되며 전선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문 의원은 최근 유동철 위원장을 향해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이는 경선 과정이 단순한 경쟁을 넘어 감정 섞인 '내전(內戰)' 수준으로 치달을 수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원외 김한나 위원장 등 강성 당원들의 지지를 받는 후보군도 친청계의 지원사격을 준비 중이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반청(반정청래)이 곧 친명과 등치 되는 해석을 경계한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이번 '명청대전'의 관전 포인트는 명확하다.

친명계가 압승할 경우 민주당에서 당정일체 분위기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친청계가 선전한다면 정 대표는 '마이웨이' 식 당 운영에 더욱 고삐를 쥘 것이며, 이는 임기 중반을 맞는 이재명 정부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이다.

권리당원들이 '정권 안정을 위한 실리'를 택할지, '강한 정당을 위한 명분'을 택할지가 승패를 가를 분수령이다.

문정복 의원의 발언에서 보듯, 경선 과정의 과열은 선거 이후에도 앙금을 남겨 '화학적 원팀'을 불가능하게 만들 공산이 크다.

집권 여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이 노골적인 권력 투쟁이 민생을 외면한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지 않을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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