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채널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세에도 '자중지란'

박준서 2025-12-15 22:53:45

양향자 "염도 낮춰 중도 확장해야" vs 김민수 "대표 흔들기 멈춰라" 정면충돌
'윤석열 리스크' 못 끊어낸 장동혁 체제...'당심 70%' 룰 개정 시도에 내홍 격화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세에도 '자중지란'
양향자 국민의힘 최고위원.

국민의힘이 혼돈이 격화되고 있다. 당 지지율이 20%대 중반의 박스권에 갇혀 옴짝달싹 못 하는 위기 상황에서도, 당 지도부는 쇄신 대신 '내전'을 택한 모양새다.  

15일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양향자·김민수 최고위원이 공개적으로 언성을 높이며 충돌했다. 표면적으로는 여론조사 해석과 대여 투쟁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었지만, 본질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장동혁 대표 체제의 노선 투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국회 내 천막 농성장에서 열린 최고위는 위기감 대신 성토의 장이 됐다. 포문을 연 것은 양향자 최고위원이었다. 그는 "당의 염도가 너무 높다"는 비유를 들어, 현재 국민의힘이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갈라파고스 정당'이 되어가고 있음을 꼬집었다.

양 최고위원은 "보수층 절반도 우리를 지지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며 뼈아픈 팩트를 들이밀었다. 특히 그는 장동혁 대표가 고수하고 있는 '계엄 정당론'과 '부정선거론' 등 윤 전 대통령과 유사한 주장이 중도층 이탈의 핵심 원인임을 지적하며, 경선 룰의 당원 투표 반영 비율 상향(50%→70%) 시도에 제동을 걸었다. 

이는 민심과 괴리된 채 당심이라는 '콘크리트 지지층' 뒤에 숨으려는 지도부의 전략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반면, '친윤(친윤석열)' 성향의 김민수 최고위원은 즉각 반발했다.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통일교 문제, 대장동, 양평 공무원 사건 등 여당의 아킬레스건을 열거하며 "왜 총구를 내부로 돌리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충돌을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국민의힘의 구조적 한계가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장 대표는 취임 이후 줄곧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차별화보다는 '계엄 사과 거부' 및 '절연 불가'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는 탄핵 혹은 임기 종료 후에도 여전히 당을 지배하는 '윤심'의 영향력과, 강성 당원들의 지지에 기대 리더십을 유지하려는 장 대표의 정치적 셈법이 맞물린 결과다.

문제는 이러한 '집토끼 사수 전략'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의 외연을 급격히 수축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이 "당심 70% 룰은 확정된 바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가 '영남·고령·강성 보수'의 고립된 성 안으로 후퇴하려 한다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장 대표의 '불통' 행보도 갈등을 키우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당내 소장파 모임인 '대안과 책임' 소속 재선 의원들과 오찬을 가졌으나, 쇄신 요구에 원론적인 답변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오는 16일 예정된 토론회 참석 요청에도 확답을 주지 않았다.

Copyright ⓒ 아이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