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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에 대한 뇌간 반응, 자폐아는 달랐다...조기진단 가능성 열어

김성은 | Carissa Marie 2023-04-06 00:00:00

신생아 대상 신경발달장애 새로운 선별 방법
소리에 대한 뇌간 반응, 자폐아는 달랐다...조기진단 가능성 열어
자폐는 빠른 경우 만 12개월부터 징후를 알아차릴 수 있고 만 18개월부터는 진단이 가능하다.  애니이케이시재단 

소리에 대한 뇌간 반응을 조사하는 새로운 통계 기법으로 자폐 아동과 자폐가 아닌 아동의 반응에 미묘한 차이를 발견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신생아 대상 청각뇌간반응으로 자폐 징후 발견

신생아의 청력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청각 뇌간 반응(ABR) 테스트는 아기를 일련의 짧은 소리에 노출시키는 것이 포함된다. 딸깍 소리가 날 때마다 신경 자극이 일어나 귀에서 뇌간을 거쳐 청각 피질로 이동할 때 7개의 파형이 생긴다.

연구진은 아기의 두피에 배치된 전극을 사용해 이러한 파형을 기록하는데, 일반적으로 가장 크고 쉽게 식별할 수 있는 파형 V에 초점을 맞춘다. 이전 연구는 나중에 자폐스펙트럼장애로 진단된 유아들이 자폐가 아닌 유아들에 비해 파형 V에서 약간 느린 반응을 보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최근 옥스퍼드대학 과학저널 《PNAS Nexus》에 실린 ‘신경다양성 발달의 초기 신호로서 청각 뇌간 반응의 시간적 불일치’ 논문으로 발표된 이 혁신적인 방법은 전체 ABR 반응을 검사하고, 7개 파형 모두에서 작은 변동을 식별할 있었고 추후 자폐로 진단된 유아에게서 더 큰 지연을 감지했다.

소리에 대한 뇌간 반응, 자폐아는 달랐다...조기진단 가능성 열어
신생아의 청력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청각 뇌간 반응(ABR) 테스트는 아기를 일련의 짧은 소리에 노출시키는 것이 포함된다.  PNAS Nexus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레이크이리의학대학 해부학 책임자인 랜디 쿨레사 교수는 “단순한 녹음 기록에서 광범위한 정보를 추출한 것이 새롭다. 이전에는 이뤄지지 않은 연구다”라면서 연구의 참신함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의 수석저자이자 럿거스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엘리자베스 토레스 박사에 따르면, 이 기술은 결국 자폐와 다른 신경질환의 조기진단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폐는 빠른 경우 만 12개월부터 징후를 알아차릴 수 있고 만 18개월부터는 진단이 가능하다. 다만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자폐 평균 진단 연령은 3.1세, 비특이적 전반적 발달장애의 평균 진단 연령은 3.9세, 아스퍼거증후군은 7.2세로 진단이 지연되는 경향이 있다.

소리에 대한 뇌간 반응, 자폐아는 달랐다...조기진단 가능성 열어
출생 후 8주마다 테스트를 받은 아기들에 대해 측정된 파형 V의 중앙값 최소 지연 시간(밀리초)을 반영하는 단면 데이터. 비자폐 신생아는 자폐 신생아보다 대기 시간 변동 범위가 넓고 타이밍이 빠르다. PNAS Nexus

연구진은 2001년에서 2018년 사이에 태어난 신생아 54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는 뉴욕주립발달장애기초연구소를 통해 수행된 연구의 일부였다. 추후 자폐 진단을 받게 되는 신생아 30명은 자폐가 아닌 신생아와 비교하면 7개의 피크 모두에서 1.74 밀리초의 ABR 지연을 보였다. 토레스 박사는 ABR을 마이크로초 단위로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연이 의미하는 것이 크다고 강조했다.

플로리다마이애미대학에서 진행한 코호트연구를 추가 분석한 결과 1~세 어린이 65명 중 18명이 자폐 진단을 받았는데, 이들은 ABR 지연을 보였다. 토레스 박사에 따르면, 나이가 들어도 반응이 개선되지 않는다.

신생아 자폐 선별 바이오마커 자리잡나?

이번 연구는 자폐 신생아들이 청각적 반응에서 개별적인 지연을 보인다는 것도 보여주었다. 범주가 매우 다양한 자폐에 대해 획일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토레스 박사는 자폐를 하위 유형으로 세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리에 대한 뇌간 반응, 자폐아는 달랐다...조기진단 가능성 열어
신생아의 자폐 유뮤를 특징짓는 청각뇌간반응 결과. 각 파형에 대해 자폐 신생아 그룹은 지연이 명확하게 보인다. PNAS Nexus

연구진은 향후 더 큰 그룹을 분석하고 신생아가 4세가 될 때까지 관찰할 계획이다. 자페 진단에 영유아의 ABR 정보를 활용하는 접근법이 신경다양성에 대한 가장 초기의 디지털 선별 바이오마커가 될 것이라는 연구진의 기대와는 달리 현실화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마이애미의 지능형청력시스템 회장이자 연구조사원 라파엘 델가도는 “언어장애가 있는 아이들과 다양한 신경질환이 있는 아이는 ABR 지연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BR 검사만으로 자폐를 다른 신경다양성과 구별하기란 현재로서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언어장애를 비롯해 신경다양성 아이는 ABR 지연을 보일 수 있다.

ABR 지연만으로는 자폐를 진단하기 쉽지 않다

지능형청력시스템 라파엘 델가도 회장

미시간대학의 이비인후과 교수 폴 킬레니 또한 이 방법이 임상 바이오마커로 적용하기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별한 훈련을 받은 임상의만 사용 가능할 것이라며 오히려 잘못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고 한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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