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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에듀리서치] '자녀 공부 봐주기' 성적에 도움 안 될 가능성 커

김성은 | Giselle Rances 2023-04-17 00:00:00

자녀의 학교 성적에 영향 미치는 진짜 요인 :부모 학력과 소득
부모가 자녀의 수학을 돕고, 책을 읽어주고, 도서관에 데려가는 것은 교사들이 평가한 학업 성취도에 약간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살렘스쿨 
부모가 자녀의 수학을 돕고, 책을 읽어주고, 도서관에 데려가는 것은 교사들이 평가한 학업 성취도에 약간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살렘스쿨 

자녀의 학교 과목에 대한 부모의 참여가 생각만큼 유익하지 않을 수 있다.

최근 맨체스터대학 연구에 따르면, 자녀의 수학 공부를 봐주는 것은 성적을 약간 향상시킬 뿐 음악이나 스포츠에 대한 참여는 학업 성적에 전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2000년과 2002년 출생 관련 전국적으로 대표적인 표본을 대상으로 한 밀레니엄 코호트 연구를 활용해 수학 및 창의적 과목에서 교사의 평가와 부모가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을 분석했다. 7세와 11세 영국 어린이 8,000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학이나 읽기와 같은 영역에서 부모의 참여는 학업 성취도에 미미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뿐이었다.

부모가 자녀의 수학을 돕고, 책을 읽어주고, 도서관에 데려가는 것은 교사들이 평가한 학업 성취도에 약간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7세 때 부모에게서 매일 수학에 대한 도움을 받은 어린이는 ‘평균 이상’으로 평가될 확률이 1.8%에 불과했다. 반면, 자녀와 함께 음악이나 신체 활동에 보내는 시간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부모의 학업 지원vs사회경제적 요인, 성적에 더 중요한 것은?

연구진은 부모가 자녀와 함께 보내는 시간보다 자녀가 속한 가족의 사회적 수준이 학교 생활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렸다. 부모가 대학 학위를 소지했거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계층에 속한 자녀는 교사에게서 '평균 이상'으로 평가될 확률이 약 2배 높았다.

연구진은 사회경제적 수준을 5개 계층으로 구분했다. 7세의 경우 사회경제적 수준이 가장 높은 가정의 아동 5명 중 2명(39%)이 교사에게서 수학 과목 ‘평균 이상’ 평가를 받은 반면, 5개 계층 중 최하위 계층인 육체노동자 부모를 둔 아동이 수학 과목에서 ‘평균 이상’ 평가를 받은 경우는 21%에 불과했다.

창의적인 과목은 최상위 계층 자녀의 28%가 ‘평균 이상’ 평가를 받았고 부모가 육체노동자인 자녀가 ‘평균 이상’ 평가를 받은 경우는 14%에 해당됐다.

부모가 가장 부유한 계층과 가장 가난한 계층의 자녀, 부모가 대학 학위가 있는 자녀와 없는 자녀를 비교했을 때도 비슷한 수치가 나타났다.

부모의 도움보다 사회경제적 수준이 훨씬 중요해

다양한 육아 활동의 효과는 부모의 소득 및 교육 수준보다 훨씬 덜 중요하다. 서튼트러스트
다양한 육아 활동의 효과는 부모의 소득 및 교육 수준보다 훨씬 덜 중요하다. 서튼트러스트

연구를 담당한 린 딩 연구원은 “다양한 육아 활동의 효과는 부모의 소득 및 교육 수준보다 훨씬 덜 중요하다”며 “특히 부모의 소득은 창의적인 과목보다 핵심 교과목에서 자녀의 성적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육아 활동의 빈도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양질의 육아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린 딩 연구원은 부모에 따라 양육의 방법과 질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부모 모두 자녀에게 책을 읽어줄 수 있지만, 책을 선택하는 노하우와 책을 읽으며 추가되는 설명이 다를 수 있다는 것.

또한 “중산층 부모는 자녀가 학교 환경에 더 일찍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학업 활동에 참여도를 높인다. 반면 하위계층 부모는 자녀가 학습에 어려움을 겪을 때만 집중하고 이에 대처하는 경향이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 학생의 학업 성취도에 대한 교사의 평가가 7세와 11세 때 학생들이 시험에서 받은 수학 점수와 정확히 일치했다. 이러한 결과는

전미교장협회(NAHT)의 정책 담당 이사 제임스 보웬은 “학부모는 자녀의 교육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자녀의 학습을 가장 잘 지원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학교와 소통할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습 활동에 대한 부모의 참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만큼 자녀의 학업 성취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단순히 숙제를 봐주는 것 등 학습 활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늘리기보다는 자녀에게 양질의 지원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는 자녀의 요구 사항을 이해하고, 교사의 지도를 구하며, 효과적인 교육 방법을 활용해 자녀가 학교에 적응하고 학습 문제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19일 맨체스터에서 열리는 영국 사회학협회(British Sociological Association) 컨퍼런스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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