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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미래교육] 코로나로 인한 학습손실, 현 대책으로는 실패 자명

김성은 | Cedric Dent 2023-04-25 00:00:00

학생 개개인의 학습 속도에 따라 학습 격차 심화

초중고 공교육 시스템에 근본적 변화 있어야
추가 학습 기간이 없으면 고등학교 졸업 시 읽기 및 수학에서 평균 지식 수준을 달성하는 학생은 전체 3분의 2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탈란스쿨 
추가 학습 기간이 없으면 고등학교 졸업 시 읽기 및 수학에서 평균 지식 수준을 달성하는 학생은 전체 3분의 2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탈란스쿨 

코로나19로 인해 학습 결손이 심각하다는 보고가 여러 차례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현 접근 방식으로는 학습 결손을 해결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탠퍼드대학 교육성과연구센터(CREDO) 설립자 마가렛 레이몬드 소장은 미국 16개 주 학생들의 학습 패턴을 조사해 현재 대책이 학생들의 학업에 미치는 잠재적인 영향을 파악했다. 익명화된 개별 학생 데이터와 표준화된 주 시험 점수를 분석해 각 학년 말 학생들의 지식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평가했다.

레이몬드 소장은 연구 결과에 대해 “코로나19 학습 결손을 해결하기 위해 시행한 대부분 프로그램은 실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5년 더 추가 교육을 받더라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약 75%만 학년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문제는 학교에서 5년 추가 교육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가렛 레이몬드 소장은 “코로나19 학습 결손을 해결하기 위해 시행한 대부분 프로그램은 실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후버인스티튜트
마가렛 레이몬드 소장은 “코로나19 학습 결손을 해결하기 위해 시행한 대부분 프로그램은 실패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후버인스티튜트

소규모 과외, 여름캠프와 같은 방안을 내놨지만, 기존 정책은 지원 대상 학생의 고유한 요구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가능한 목표를 추구하고자 막대한 자금을 낭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CREDO 연구진은 현재 대책에서 누락된 요인이 바로 개별 학생의 학습 속도(POL)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기존의 학습 격차를 더욱 확대시켰다. 보통의 학생이 일반적으로 1년 동안 1년 분량의 지식을 습득한다면, 평균 이상의 학습량을 갖춘 학생은 더 빨리 진도를 나간다. 반대로 평균 학생만큼 배우지 못한 학생은 예상보다 적은 양의 지식을 습득한다.

연구진은 팬데믹 이전의 학습 속도(POL)를 코로나19 이후 최상의 시나리오로 가정하고, 과거 학습 속도와 다양한 학습 손실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결과를 예측했다. 학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해 평균 90일의 학습 손실을 입었다고 가정했다.

추가 학습 기간이 없으면 고등학교 졸업 시 읽기 및 수학에서 평균 지식 수준을 달성하는 학생은 전체 3분의 2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탠퍼드대학 교육성과연구센터
추가 학습 기간이 없으면 고등학교 졸업 시 읽기 및 수학에서 평균 지식 수준을 달성하는 학생은 전체 3분의 2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탠퍼드대학 교육성과연구센터

연구에 따르면 추가 학습 기간이 없으면 고등학교 졸업 시 읽기 및 수학에서 평균 지식 수준을 달성하는 학생은 전체 3분의 2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 중요한 것은 수년간의 추가 교육으로도 성적이 소폭 향상된다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5년의 추가 교육을 받더라도 약 75%의 학생만 고등학교 3학년 기준에 도달하고 4분의 1은 교육이 부족한 상태로 남게 된다.

물론 이러한 추정치는 이론적인 수치이며, 이 정도까지 학교 교육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곳은 없다.

연구진은 제 학년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학생은 충분히 강력한 학습 속도를 갖추고 있어 걱정할 대상이 아니라고 내다봤다. 가장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것은 학습 속도(POL)가 느린 학생들이다.

고등학교 3학년 지식 수준에 도달한 학생의 비율. 스탠퍼드대학 교육성과연구센터
고등학교 3학년 지식 수준에 도달한 학생의 비율. 스탠퍼드대학 교육성과연구센터

레이몬드 소장은 “이 학생들은 매일 수업을 받아도 하루 분량이 채 되지 않는 학습량을 얻는다. 1년간의 추가 교육도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다. 여름 캠프와 같은 단기간 프로그램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더욱 낮다”고 우려했다. “학습 속도가 느린 학생에게는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지만, 현재 해결책은 이를 제공하지 못한다”라고 강조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학습 손실의 도전 과제 극복하기

이러한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연구진은 학습 회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그중 한 가지는 학년별 구분 대신 숙달 기반 접근 방식을 채택해 학생들이 정해진 학습 일정을 준수하는 대신 정해진 벤치마크를 향해 자신의 속도에 맞춰 진도를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성취도가 낮은 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성취도가 높은 학생은 더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

학교 수업을 5년 더 받더라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년 수준의 학업에

도달하는 학생은 75%에 불과하다

-스탠퍼드대학 교육성과연구센터 설립자 마가렛 레이몬드 소장

또 다른 방안은 속도가 느린 학생의 학습 속도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최고의 교사에게 수준 높은 교육을 제공하면 더 큰 학습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학교는 전문가 관찰 데이터와 학생 시험 점수를 활용해 새롭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영향력이 높은 교사를 식별하고 배치할 수 있다. 보너스 지급이나 추가 지원과 같은 인센티브를 제공하면 이러한 교사들이 더 큰 학급을 맡거나 성적이 낮은 학생을 지원하는 등 추가적인 책임을 맡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수업 보조나 다른 업무에서 해방되는 등 추가 업무를 맡는 교사에게 추가 지원을 제공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성적이 낮은 학생을 우수한 교사와 성적이 높은 또래가 있는 학급에 배치하면 성적이 향상될 수 있다.

코로나19 학습 격차 해소: 학생 성공을 위한 새로운 전략

레이몬드 소장은 또한 유능한 교사가 부족한 경우 대안으로 대규모 공개 온라인 강좌 개념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 커먼즈 접근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여기에는 특정 과목에 가장 적합한 교육자를 찾아 1년 분량의 수업 및 관련 자료를 녹화하고 다른 교사가 사용할 수 있도록 이러한 자료를 온라인에 게시하는 것이 포함된다.

각국은 초중고 공교육에서 중요한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 레이몬드 소장은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현재 시스템에 필요한 변화를 기꺼이 감수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서는 초중고 공교육의 기존 조직과 관행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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