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에듀리서치] 수학 일찍 포기할수록 기억력‧인지기능 발달 안돼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을 위한 수학 교육은 미래 학습과 추론에 중요한 두뇌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퍼드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또래보다 수학 교육을 일찍 중단한 영국의 16세 청소년은 기억력, 학습 등을 담당하는 중요한 뇌 화학물질 수치가 낮았다.

고등학생들이 가장 어렵고 힘들어하는 과목이 수학이다. 덧셈 뺄셈을 비롯한 기본적인 연산을 제외하고 실생활에서 수학이 전혀 쓰이지 않는다며 수학을 왜 공부해야 하냐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영국에서는 11학년 말에 일반 고등교육 과정 시험을 통과하면 GCSE(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라는 ‘일반 고등교육 수료증'을 받는다. 12학년부터는 자유롭게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즉, 12학년에 해당하는 16세부터는 원하지 않으면 수학 과목을 수강하지 않아도 된다.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6월호에 게재된 옥스퍼드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16세에 수학 교육을 중단하면 기억, 인지, 학습에 관여하는 중요한 뇌 화학 물질인 감마 아미노부티르산 수치가 낮아질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연구진이 발견한 화학물질 수치가 19개월 후 수학 성취도를 예측할 수 있으며, 이는 화학물질이 뇌의 신경가소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는 점이다.

심리학자 라켈 리빈 박사는 “뇌 가소성의 역할은 연구 분야에서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트라우마, 마음챙김, 불안, 분노 조절과 같은 여러 관심 분야에 적용되고 있으며, 이제는 교육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이 더 나은 대인관계를 발전시키고, 감정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고 더 나은 직업 기회와 사회 경제적 수준을 높이도록 도와준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학업성취도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지위, 고용, 정신적 및 신체적 건강, 재정적 안정과도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학교수이자 교육 디자인 컨설턴트 카렌 아로니안은 수학과 추론을 어떤 식으로든 사용하지 않는 직업은 단 하나도 없다고 말한다. "수학은 두뇌 발달에 탁월하고,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으며, 문제 해결 능력을 필요로 한다"며 “한창 두뇌 발달이 이뤄질 고등학교 후반기에 수학 교육이 줄어드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필수적인 학습을 배제함으로써 학생들의 미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소아 심리학자인 미셸 힌츠 박사는 “수학 교육은 단순한 숫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수학을 통해 배운 기술은 일정 관리와 예산 책정부터 시각적, 공간적 관계 이해에 이르기까지 일상 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된다는 것

 

보드 게임 즐기기

아로니안 교수는 "체스는 패턴의 게임이며 두뇌를 키우는 게임이며 수학과 논리, 추론과 근성을 통합하고 세대 간, 보편적인 언어다"라고 말한다.

어릴 때부터 간단한 보드게임으로도 수학의 기초를 쌓을 수 있다. 가령 주사위로 보드게임을 하는 아이들은 부분과 전체의 관계를 훨씬 더 잘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힌츠 박사는 “각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쿠키의 개수를 보며 공정성을, 어떤 일이 일어날 확률과 가능성, 결과를 예측하는 능력을 더 쉽게 개념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과목에서 비밀 수학 찾기

다른 활동으로도 수학 개념을 익힐 수 있다. 블록, 점토, 미술, 퍼즐과 같은 체험 활동은 여러 감각을 활용하면서 수학 개념을 가르칠 수 있다. 아로니안 교수는 부모가 자동차를 수학 학습 공간으로 활용해 집의 숫자를 두 개 또는 세 개씩 세어보는 등 단순하지만 흥미를 유발하는 대화를 나눌 것을 추천했다.

수학 대화 현대화하기

이제 아이들도 수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생각하는 방식을 업데이트할 때다. 리빈은 아이들이 현재 처한 단계에 중요한 것을 예시와 연결해 설명할 것을 권장한다.

"수학의 메커니즘을 가르치면서 논리, 고등 추론도 포함할 수 있다. 청소년의 실제 경험과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찍 시작하기

아이는 어느 날 갑자기 수학에 흥미를 느끼는 것이 아니라 생후 첫 달부터 수학에 익숙해진다. 아로니안 교수는 영유아기에 일찍부터 숫자를 관찰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권장한다. "수학은 태어난 첫날부터 시작된다. 아기를 낳고 아기에게 노래를 불러주기 시작하면 패턴이 생겨서 아이에게 수에 대한 기초를 다져주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

프로젝트 기반 학습

프로젝트 기반 학습(PBL)은 학생들이 실제 상황에서 중요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현대화된 교육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이 수학을 사용해 수익금을 정리하는 가상의 문제 대신 실제로 학생 활동이나 동아리를 위해 실제 세일을 실시하는 것이다.

학부모는 학생들이 이러한 유형의 학습을 활용하는 수업에 참여하도록 장려하고 교실에서 PBL이 어떻게 통합되고 있는지에 대해 교육자와 이야기할 수 있다.

수학에 대한 감정 유의하기

어른으로서 "나는 숫자를 잘 못한다." 또는 "나는 수학을 끔찍하게 못한다"와 같은 말을 계속하면 학생들은 수학을 필수적인 삶의 기술이라기보다는 할 수 있거나 없는 재능으로 인식할 수 있다. 또한 수학에 대한 두려움이 커질 수도 있다. 대신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되 성인용 수학을 하고 도전 과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아로니안 교수는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자. 세금을 낼 때 계산을 하거나 식당에서 계산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라며 "많은 사람이 수학을 두려워할 수 있지만, 수학에 접근하는 방법과 수학 언어에 대해 항상 새롭게 시작한다면 아이들이 수학을 재발견하고 수학에 흥미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