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에듀리서치] 저소득층 학교엔 유능한 교사가 적을까?

가구 소득에 따른 학업성취도 불평등이 지속되고 있다. 학생들은 불평등한 결과를 경험하지만, 대부분 양질의 교육에 대한 접근성은 평등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교육평가와 정책분석(Educational Evaluation and Policy Analysis)》에 게재된 한 연구는 미국 내 소득 및 인종별 학업 성취도 격차에 대해 깊이 파고들어 고소득 백인 및 아시아계 학생들이 유능한 교사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일반적인 가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연구는 교육 결과에서 상당한 불평등이 지속되고 있지만,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학생 모두 유능한 교사에게 거의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고소득층 학생들은 성취도 시험, 고등학교 졸업률, 대학 학위 취득률에서 저소득층 학생들보다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 인종 간에도 비슷한 차이가 존재하는데, 흑인과 히스패닉계 학생은 표준화 시험에서 더 낮은 점수를 받고 백인과 아시아계 학생에 비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거나 대학에 진학할 가능성이 낮다.

이러한 격차를 두고 고소득층 백인 및 아시아계 학생들이 더 유능한 교사에게 가르침을 받는다는 가설이 자주 제기된다. 교사는 학생의 학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가장 효과적인 교사가 가르치는 학생은 시험 점수가 높고, 대학에 진학할 가능성이 높으며, 성인이 된 후 더 높은 임금을 받는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연구기관 웨스타트(WESTAT)의 수석 연구책임자 에릭 아인스버그가 이끈 연구진은 5년간 미국 전역의 26개 공립 교육구에서 학생 인구 통계와 교사의 자질을 조사한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학생들이 효과적인 교사에게 거의 동등하게 배운다는 사실이다.

빈곤층이 많은 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일반적으로 뒤처진 상태로 학업을 시작하기에 교사의 능력이 간과되는 경우가 많지만, 우수한 교사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반대로 성적이 우수한 학교에도 능력이 부족한 교사가 있지만, 학생들의 다른 장점에 가려져 부각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저소득층 및 소수민족 아동의 불평등한 교육 결과는 교사의 자질보다는 고소득층 가정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추가 자원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는 4개 인구조사 지역에 걸쳐 15개 주에 위치한 다양한 중대형 교육구를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학생 표본은 주로 도시에 거주하며 미국 평균보다 저소득층이거나 흑인 또는 히스패닉일 가능성이 더 높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저소득층 학생은 고소득층 학생보다 유능한 교사를 만날 가능성이 적지만 그 차이는 매우 작았다. 마찬가지로 흑인 학생은 백인 학생보다 덜 유능한 교사를 만나지만, 수학 교과목에만 해당됐다. 히스패닉계 학생과 백인 학생, 영어 학습자와 영어 원어민 학생 간의 교사 효과성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두 그룹의 학생에게 똑같이 유능한 교사를 5년 동안 배치해도 대부분 교육구에서 학업성취도 격차를 크게 줄이지 못했다.

연구진은 또한 베테랑 교사보다 평균적으로 덜 효과적인 초임 교사의 분포도 조사했다. 흥미롭게도 빈곤층이 많은 학교에서 초임 교사의 비율이 더 높았지만, 이 요인이 심각한 불평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수석 연구원 제프리 맥스 박사는 “빈곤층이 많은 학교에서 초임 교사의 비율이 높더라도 효과적인 교육 격차나 학생 성취도 격차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5년 모든 학생 성공법(Every Student Succeeds Act)의 일환으로 비효율적이고 현장 경험이 없거나 경험이 부족한 교사의 불평등한 분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일었다. 하지만 이 연구는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학생 모두 교사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책의 초점이 잘못되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는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효과적인 교사에게 공평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이는 널리 알려진 믿음과 모순된다. 이는 미국의 저소득층 및 소수계 학생들이 직면한 지속적인 교육 격차를 해결할 때 가용 자원 및 지원과 같은 다른 요소를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연구진은 유능한 교사에게 배울 기회 이외의 요인도 살펴봐야 하며 정책 입안자들이 비용 효율적이고 증거에 기반한 다른 다양한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학업성취도 격차가 있어 조기 학습 프로그램을 확대하거나 학교 내 과외 정책, 저학년의 문해력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안했다.